miyoung.ki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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· 2분

지하철 20분이 바꿔놓은 것들

차가 막혀서 지하철로 바꿨다. 지루하니까 책을 꺼냈다. 그게 일년이 됐고, 이제야 쓴다.

#시작 #독서

차가 너무 막혔다.

집에서 회사까지 운전하면 30분 거리인데, 출퇴근 시간엔 꼭 한 시간이 넘었다. 어느 날 그냥 지하철로 갔다. 조금이라도 예측 가능한 게 낫겠다 싶어서.

지하철은 그것대로 지루했다. 20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. 폰을 보다 내리면 괜히 시간 낭비한 것 같고. 어느 날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. 결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. 그냥 그날 기분에 책이 당겼다.

그게 벌써 일년이 됐다.

아, 이걸 왜 이제야 읽었지

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.

아, 이걸 그때 읽었으면 그 결정이 달라졌을 텐데. 그 프로젝트 때 이 프레임이 있었으면 훨씬 빨리 풀었을 텐데.

아쉬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,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같이 든다. 읽고 나서 그 책의 프레임으로 일을 다시 보면 뭔가 달라진다. 책이 일하는 방식까지 바꿔놨다.

분야는 안 가린다

디자인, 심리학, 경영, 조직, 사람. 기준은 하나다. 지금 내가 부딪힌 문제, 지금 내가 고민하는 것.

일에서 막혀 있으면 그 문제에 답이 있을 것 같은 책을. 인생이 답답하면 그 답답함을 건드려줄 것 같은 책을. 그렇게 읽다 보니 분야가 섞인다. 전혀 다른 분야의 개념이 지금 내 문제를 가장 잘 설명해줄 때가 있다.

왜 이제야 쓰냐면

사실 이 생각은 꽤 됐다. 작년 6월에도 한 번 시작했다가 흐지부지됐다.

읽고 끝내면 절반이다. 써야 내 것이 된다. 정리하면서 비로소 내가 뭘 읽었는지 제대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. 그 정리된 버전을 쌓아두는 곳이 필요했다.

첫 삽을 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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